잡다한 삶/회사 밥 먹읍시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나의 2022년 상반기 회고록

GGOBOOGI 2022. 7. 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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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다니는거에 잘한다 잘한다 해줘야하는걸까

훅 가버린 2022년의 6개월.

 

4월에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내 상반기 근황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조회수 상승 기조에 이 글도 편승할까 싶어 글을 쓴다. 미리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이전에 1월부터 4월까지의 근황을 남겼기 때문에, 이 상반기 회고록은 이전의 글과 이어지며 6개월을 마무리하는 기조로 끝나지 않을까 싶다. 

 

고로 1편에 해당하는 이 글을 보고 오시면 이번 글 이해가 쉽.. 쉽고 어려울게 뭐가 있나 그냥 세상 사는 이야긴데.

아무튼 영화도 1편이 제일 재밌다고.. 내 글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하니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 나 나름 글 잘 썼는데 왜이래 정신차려.

 

아무튼,

2022년 상반기의 나는 무얼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취업을 했다!

 

5월 [ 기간제 인턴 입사 ]

4월에 인턴 합격을 알리고 끝냈는데, 5월부터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써야 맞겠지만, 그렇게 쓰면 양심이 없기 때문에 사실적시를 한다. 왜냐면 진짜 출퇴근만 했거든.

 

하지만 출퇴근 하는 것도 바빴다.

카카오맵 대중교통 길찾기 기준 편도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회사에 아침 9시까지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근무지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해줬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셔틀버스에 실려 자면서 갔다. 그리고 셔틀버스의 가장 좋은 점은 합법적 지각이지. 나는 제시간에 셔틀버스를 탔을 뿐이고! 길이 막혔을 뿐이고! 

하지만 인턴 다니는 동안 지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내가 우리 팀 중에서 제일 먼저감 ㄴㅇㄱ

 

첫 사회생활이고, 첫 회사생활이라고 긴장을 많이 했었다. 첫날엔 바짝 긴장해서 퇴근하기 전까지 하는일도 없으면서 미어캣 모드였다. 하지만 6월에는........ to be continued.

 

같은 부서에 동기들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첫 출근을 했었는데, 다행히도 좋은 동기들과 함께 부서배치를 받고 자리 또한 멀지 않아서 금방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배치받은 팀 또한 팀장님, 차장님, 대리님들 모두 좋으신 분들이어서 첫주를 제외하면 나름대로 마음 편하게, 몸도 편하게 다녔다.

 

그리고 여러 대리님들이 매번 들어오는 인턴들일텐데도 밥도 사주시고, 커피도 사주시고, 취업 조언도 아낌없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처음에는 '아니 왜 이렇게까지 해주시지?' 싶었는데, 나중에 느낀 점은 다들 마음의 여유가 있으셔서 그렇게 선뜻 도움을 주실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그걸 타인에게 베푸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아직도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인턴이라는 것을 처음 해봐서 업무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보안이 중요한 회사이며 우리 팀 자체가 굉장히 바쁜 팀이라서 내가 할 수 있는 업무는 서류 정리가 고작이었다. 뭐 다 인턴이 그런 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팀 대리님들이 인턴 이후 나에게 하나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우리 팀이 하는 업무를 비롯한 전체 IT 업무 진행 프로세스도 설명해 주시고, 취업과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조언도 주셨다.

 

글을 작성하는 7월의 나는 이미 많이 잊어버렸지만, 4월에 상반기 근황을 작성할때만 해도 정해지지 않은 내 앞길과 두번의 최탈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불안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최종 면접에서 이렇게 말하지 말걸 하면서 자책하기도 했고, 다시 그 전형까지 올라갈수는 있을까 막막함이 앞서기도 했다.

 

이런저런 나의 상황들을 대리님께 말씀드리며 조언을 구했고 대리님께서는 현실적이지만 나에게 위로가 되는 말들을 많이 해주셨다. 

 

인턴을 하면서도 취업 활동은 계속되었다. 작년의 나는 양심이 없게도 1년동안 서류를 3개 썼는데, 인턴 동기들이 옆에서 자소서 척척 쓰고 나한테도 빨리 내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해줘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3~4개를 쓴 것 같다.

 

필기도 보러 다녔고, 인턴했던 회사가 어차피 체험형 인턴따리들이니까 인턴들의 취업활동을 적극 장려하는 회사여서 면접도 전혀 눈치보지 않고 특별휴가 써서 잘 다녀왔다. 

 

6월 [ 기간제 인턴 퇴사 ]

정확히는 7월 1일자로 인턴 퇴사를 했지만, 거의 6월에 퇴사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6월에 최종면접도 보고, 팀 점심 직후에 최종 면접 결과 합격 발표나서 나중에 듣고보니 굉장히 빠르게 나도 모르는 부서에 소식이 퍼졌더라는..... 분명 우리팀 팀장님과 우리부서 부장님께만 말씀드렸는데 다음날 출근해보니 다른층에서도 합격 축하드린다는 메신저가 오는 이 상황 ㄴㅇㄱ 좋은 소식이라 다행이었다. 착하게 살아야지..

 

최종 면접 합격 이후에도 '최종합격자'가 아니라 '잠정합격자'였고, 신원조사 및 건강검진 절차가 남아있어서 조금 불안했던것은 사실이다. 대리님들은 여기 인턴 들어올때도 신원조사랑 건강검진 하고 들어왔으면 그 회사도 당연히 붙는건데 빨리 퇴사하고 놀으라고 하시면서도 ㅋㅋㅋㅋ 당사자는 그 마음 아닌거 잘 안다고 하시던... 맞습니다 맞고요.

 

나도 처음에는 '최종합격' 하고나서 인턴 퇴사해야지! 했는데 대충 날짜계산을 해보니 그럼 놀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일단 퇴사일을 7월 1일로 질러놨었다. 결국 잠정합격자 발표 나고 나서 2주가량을 더 다닌 셈.. 그래도 딱 퇴사하는 7월 1일에 애정하는 동기와 대리님과 마지막 점심을 먹은 직후 최종합격 전화 받고 홀가분하게 퇴사했다.

 

사실 인턴 퇴사와 정규 입사 사이에 1주일밖에 시간이 없어서 진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놀았다. 사실 이건 7월 이야기이긴 한데.. 7월인 지금은 연수받느라 바빠서 여기에 끼워넣어야 할 것 같다. ㅋㅋㅋ 뭘 하고 놀았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그동안 취준생이라는 신분때문에 나 스스로도 살짝 멈칫하며 만났던 나의 소중한 친구들을 홀가분하게 만나고 그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어서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던 1주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나는 운이 좋게도 취준의 현장을 1년 6개월만에 벗어나게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각보다 얼레벌레 보낸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공부의 방법을 터득했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었고, 내가 잘하는 것과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할 수 있는 좋은 기간이었다. 

 

재수하고 나서 '다시 재수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재수할거야?'라는 물음에 항상 YES라고 답했는데, '다시 취준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취준할거야?'라는 물음에는 절대 YES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특정한 이유를 꼽을 수는 없는데 그만큼 여러가지 사유를 기반으로 하여 복합적으로 힘들었다는 뜻이겠지. 

 

1년 6개월동안 고생했어 내 자신. 이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지만, 네가 행복하면 된거야. 축하해 내 자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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